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접합한 PN접합과 다이오드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반도체 소자였는데요. 오늘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현대 전자기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에 대해 공부해보겠습니다.
트랜지스터는 쉽게 말해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어떤 때는 전류를 거의 흐르지 못하게 막고, 어떤 때는 전류가 잘 흐르도록 만들어 스위치처럼 동작합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작은 전기 신호를 더 큰 신호로 키우는 증폭기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단순히 흘려보내는 부품이 아니라, 전류를 원하는 대로 다루기 위한 부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왜 트랜지스터가 필요할까요?
지난 글에서 본 다이오드는 전류를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소자였습니다. 즉, 방향을 제어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전류를 마음대로 켜고 끄거나, 양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단순히 전류를 한 방향으로만 보내는 것만으로는 동작할 수 없습니다. 전류가 흐르는 상태와 흐르지 않는 상태를 매우 빠르게 바꾸어야 하고, 때로는 아주 작은 신호를 더 크게 키워서 다음 회로로 보내야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트랜지스터입니다.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흐르게 할지, 말지, 얼마나 흐르게 할지를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회로에서 거의 빠질 수 없는 핵심 부품이 되었습니다.

트랜지스터를 처음 접하면 이름도 어렵고 구조도 복잡해 보이지만, PN접합 개념을 기억하고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PN접합에서는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가 만나 공핍층이 생기고, 그 공핍층 때문에 전류가 아무 때나 쉽게 흐르지 못한다고 배웠습니다. 즉, 반도체에서는 전류가 흐르는 길을 만들 수도 있고, 막을 수도 있다는 것을 PN접합이 보여준 셈입니다.
트랜지스터도 이러한 PN접합의 특성을 이용해 전류를 조절하는 소자입니다. 전류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다시 없애는 과정을 통해 전류를 조절합니다. 다만 다이오드가 전류를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게 만드는 소자라면, 트랜지스터는 외부에서 가해주는 전압으로 전류의 길 자체를 만들고 조절하는 소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MOSFET의 구조

이번 시간에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트랜지스터인 N형 MOSFET을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NMOS는 P형 반도체 기판(Substrate) 위에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양쪽에는 N형 반도체 영역 두 개가 들어가는데, 한쪽은 소스(Source), 다른 한쪽은 드레인(Drain)이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조금 낯설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름 그대로 소스는 전류가 출발하는 쪽, 드레인은 전류가 빠져나가는 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소스와 드레인 사이 위쪽에는 아주 얇은 절연막(Oxide)이 있고, 그 위에 게이트(Gate)라는 전극이 놓입니다. 이 게이트가 MOSFET의 핵심입니다. 왜냐하면 게이트에 어떤 전압을 주느냐에 따라 소스와 드레인 사이로 전류가 흐를 수도 있고, 흐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즉, MOSFET은 간단하게 보면 소스, 드레인, 게이트 이 세 부분으로 전류를 조절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핵심은 게이트다!
NMOS에서 게이트에 아무 전압도 주지 않으면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 전류가 잘 흐르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판은 P형 반도체이고, 소스와 드레인은 N형 반도체입니다. 그러면 소스와 기판 사이, 드레인과 기판 사이에는 각각 PN접합이 생깁니다. 우리가 앞서 배운 것처럼 PN접합이 생기면 공핍층이 만들어지고, 전류가 마음대로 흐르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소스와 드레인이 양쪽에 있다고 해도 그 사이에 바로 전류가 흐를 수 있는 통로가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는 길이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가 지나갈 도로가 아직 깔려 있지 않은 셈입니다.
이제 게이트에 양의 전압을 걸어봅시다. 그러면 게이트 아래에 있는 P형 반도체 표면의 전하 분포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원래 P형 반도체에는 양공이 많은데, 게이트에 양의 전압을 주면 양공은 밀려나고 대신 전자들이 표면 근처로 끌려오게 됩니다. 게이트 전압이 충분히 커지면, 게이트 아래 표면에 전자가 모여 얇은 N형 통로 같은 것이 만들어집니다. 이 통로를 채널(Channel)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이 채널이 생기면 소스와 드레인이 전기적으로 연결되고, 드레인 전압이 걸렸을 때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됩니다. 즉, 게이트에 전압을 주면 원래 전류가 흐를 수 없던 소자에 채널이 생겨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MOSFET의 기본적인 동작 원리입니다. "게이트에 전압을 주면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 채널이 생겨 전류가 흐른다."
채널이 막 만들어졌을 때는 그 길이 아주 좁고 약합니다. 그래서 전류가 흐르기는 하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게이트 전압을 더 높이면 채널에 더 많은 전자가 모이고, 전류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더 잘 형성됩니다. 그러면 소스에서 드레인으로 흐르는 전류, 즉 드레인 전류가 더 커집니다. 비유하자면 원래는 흙길도 없던 곳에 가느다란 오솔길이 생기고, 게이트 전압을 더 높이면 그 길이 점점 넓고 탄탄한 도로로 바뀌는 셈입니다. 길이 좋아질수록 더 많은 차가 지나갈 수 있듯이, 채널이 잘 형성될수록 더 많은 전류가 흐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MOSFET은 단순히 ON, OFF만 하는 부품이 아니라, 게이트 전압에 따라 드레인 전류를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소자이기도 합니다. 이 성질 덕분에 디지털 스위치는 물론 아날로그 신호를 증폭하는 증폭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MOSFET의 사용
전자회로에서는 센서나 마이크처럼 아주 작은 전기 신호를 더 큰 신호로 키워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MOSFET의 게이트에 작은 전압 변화를 주면 드레인 전류가 그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전류 변화가 저항이나 다른 회로 요소를 거치면서 더 눈에 띄는 전압 변화로 바뀌게 되면, 결과적으로 작은 입력 신호를 더 큰 출력 신호로 키운 셈이 됩니다. 이렇게 MOSFET은 아날로그 증폭기로 동작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 회로, 센서 신호 처리 회로, 통신 회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원리가 사용됩니다.
디지털 회로의 꽃, MOSFET
하지만 MOSFET이 가장 널리 쓰이는 곳은 역시 디지털 회로입니다. 디지털 회로에서는 보통 전류가 흐르는 상태를 1, 흐르지 않는 상태를 0처럼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전류를 확실하게 켜고 끌 수 있는 소자가 필요합니다. MOSFET은 게이트 전압이 충분하지 않을 때는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고, 충분히 높을 때는 전류가 잘 흐르게 만들 수 있으므로 아주 좋은 전자 스위치가 됩니다. 즉, 게이트 전압이 낮으면 OFF,
게이트 전압이 높으면 ON 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ON과 OFF가 모이면 디지털의 세계가 시작됩니다. 트랜지스터 하나만 놓고 보면 단순한 스위치 같지만, 수많은 트랜지스터를 조합하면 계산과 기억, 제어가 가능해집니다.
트랜지스터가 모여 컴퓨터로
디지털 회로에서는 여러 개의 트랜지스터를 조합해 NOT, AND, OR 같은 논리게이트를 만듭니다. 논리게이트는 입력된 0과 1을 가지고 새로운 0과 1을 만들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연산 장치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우에는 입력이 들어오면 출력이 꺼지고, 또 어떤 경우에는 두 입력이 모두 들어와야만 출력이 켜지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동작은 전부 트랜지스터를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즉, 복잡해 보이는 논리 연산도 결국은 트랜지스터가 켜지고 꺼지는 방식의 조합입니다. 그리고 이 논리게이트를 셀 수 없이 많이 모으면 CPU와 GPU 같은 연산 장치가 됩니다. 또 전하를 저장하는 구조와 결합하면 메모리 반도체가 됩니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속 반도체 칩은 수많은 MOSFET이 모여 만들어진 거대한 도시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오늘은 트랜지스터, 그중에서도 MOSFET을 중심으로 기본 원리를 아주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조절하는 반도체 소자입니다. PN접합에서 배운 것처럼 반도체 안에서는 전류가 쉽게 흐르지 못하는 구간과 흐를 수 있는 구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MOSFET에서는 게이트 전압을 이용해 소스와 드레인 사이에 채널을 만들고, 그 채널을 통해 드레인 전류를 조절합니다. 게이트 전압이 낮으면 전류의 길이 없고, 게이트 전압이 높아지면 전류의 길이 생기며, 그 길이 잘 형성될수록 더 큰 전류가 흐릅니다. 이 성질 덕분에 MOSFET은 작은 신호를 키우는 아날로그 증폭기로도 사용되고, 전류를 켜고 끄는 디지털 스위치로도 사용됩니다. 그리고 수많은 MOSFET이 모여 논리게이트를 만들고, 그 논리게이트들이 다시 모여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핵심 칩을 이루게 됩니다.
오늘은 트랜지스터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만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의 트랜지스터인 BJT와 MOSFET을 비교해보며 트랜지스터의 활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